제도·사회#시코쿠 신칸센#동규슈 신칸센#국토교통성

시코쿠·동규슈 신칸센 첫 국가 조사, 착공과는 다르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시코쿠 신칸센과 동규슈 신칸센을 대상으로 첫 구체적 사례 조사를 시작했다. 수요·역·노선안을 살피는 단계일 뿐 착공이나 정차역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짙은 정장을 입은 남성 다섯 명이 실내에서 나란히 서서 서로 손을 맞잡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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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토교통성이 시코쿠 신칸센과 동규슈 신칸센을 대상으로 국가 차원의 구체적인 사례 조사에 들어간다. 두 노선은 1973년 기본계획에 이름을 올린 뒤 반세기 넘게 정비계획 단계로 나아가지 못했다. 이번 조사는 예상 수요와 역의 위치·규모, 가능한 노선안을 검토한다는 점에서 진전이다. 그러나 건설 승인이나 착공 결정은 아니다. 개통 시기와 정차역, 사업비도 정해지지 않았다.

국토교통성은 8월 7일 두 조사 용역의 수행자를 공개 모집했다. 제안서 제출 기한은 9월 24일이며 계약 이행 기간은 2027년 3월 24일까지로 제시됐다. 2026년도 간선철도망 조사 예산에는 기본계획 노선의 사례 조사 항목이 처음 반영됐다. 관련 조사 전체 예산은 1억8900만엔이다. 이 금액을 두 신칸센의 건설비나 각 노선에 배정된 독립 예산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시코쿠와 규슈 동부의 지방정부는 이동시간 단축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며 오랫동안 국가에 조사를 요청해 왔다. 반면 인구 감소가 이어지는 지역에서 막대한 건설비와 운영비를 어떻게 감당할지, 기존 철도와 버스·항공망을 어떻게 유지할지는 풀리지 않은 질문이다. 이번 조사의 가치는 기대효과를 홍보하는 데 있지 않다. 수요와 비용, 노선 조건을 같은 표 위에 올려 실제로 비교할 자료를 만드는 데 있다.

반세기 만에 시작되는 사례 조사

시코쿠 신칸센과 동규슈 신칸센은 전국신칸센철도정비법에 따른 기본계획 노선이다. 기본계획은 장래에 신칸센 정비를 검토할 축을 정한 초기 단계다. 국가는 이후 지형과 수요, 경제성, 기술 조건을 조사하고 정비계획 수립 여부를 판단한다. 정비계획이 정해져도 환경영향평가와 재원 협의, 공사 실시계획 승인 같은 절차가 남는다. 기본계획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건설이 보장되는 구조가 아니다.

그동안 국가는 전체 간선철도망을 넓게 검토했지만, 이번에는 특정 기본계획 노선을 사례로 삼아 수요와 역, 노선 구상을 더 구체적으로 살핀다. 공모 자료에 제시된 핵심은 장래 교통수요 추정, 역의 위치와 규모 검토, 여러 노선안 작성이다. 한 개의 정답 노선을 미리 정해 놓고 타당성을 입증하는 방식이 아니라 조건이 다른 대안을 비교하는 조사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조사 대상이 됐다는 소식은 지역에 상징성이 크다. 1973년 이후 계획표에만 머물렀던 노선을 국가가 별도 사례로 다루기 때문이다. 다만 조사 결과가 부정적이거나 조건부로 나올 가능성도 열려 있다. 수요가 부족하거나 비용이 너무 크고, 재래선과의 연결 효과가 작다면 다음 단계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경제성이 확인돼도 국비와 지방비의 분담, 우선순위 경쟁을 넘어야 한다.

무엇을 조사하고 무엇은 아직 정하지 않았나

수요 조사는 현재 이용객을 단순히 신칸센으로 옮겨 계산하지 않는다. 인구와 고용, 관광 흐름, 자동차·버스·항공에서 철도로 전환할 사람, 환승 시간, 운임 수준을 함께 가정해야 한다. 시코쿠와 규슈 동부는 도시 간 거리가 길고 해협과 산지가 많다. 역을 어느 도시에 두느냐에 따라 이동시간과 접근성이 크게 달라지고, 터널과 교량 비중에 따라 비용도 달라진다.

역의 위치와 규모를 검토한다는 표현도 정차역 선정과 다르다. 도심역에 연결하면 기존 상권과 환승이 편리하지만 선형이 복잡해지고 공사비가 늘 수 있다. 외곽에 새 역을 만들면 직선 노선을 확보하기 쉽지만 도심까지 별도 교통이 필요하다. 국토교통성은 후보 조건과 규모를 비교할 수 있지만, 이번 용역만으로 특정 토지를 역 부지로 확정하거나 주민에게 보상 절차를 시작하지 않는다.

노선안도 마찬가지다. 시코쿠 신칸센은 오사카권과 시코쿠의 연결 방식, 섬 안의 동서·남북 축, 세토내해를 건너는 방법에 따라 여러 구상이 제기돼 왔다. 동규슈 신칸센은 후쿠오카에서 오이타·미야자키를 거쳐 가고시마 쪽으로 잇는 기본 축이 거론되지만 실제 경유지와 기존 노선 활용 방식은 결정되지 않았다. 지역 단체가 제시한 지도와 국가가 채택한 노선은 같은 것이 아니다.

지자체가 국가에 요구한 이유

오이타현과 미야자키현은 동규슈 신칸센의 정비계획 격상을 요구하는 활동에 함께 나섰다. 오이타현이 공개한 자료에는 규슈 동부 지방정부와 경제계 관계자들이 모여 조기 실현을 촉구한 모습이 담겼다. 두 현은 재해 때 대체 교통축을 확보하고, 기업·관광객의 이동시간을 줄이며, 규슈 안의 동서 격차를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에히메현과 도쿠시마현을 비롯한 시코쿠 지역도 국가에 기본계획 노선 조사를 요청해 왔다. 에히메현은 관계자들이 국토교통성에 요청서를 전달했고, 도쿠시마현도 정책 요청 자리에서 시코쿠 신칸센을 다뤘다. 지방정부가 공동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한 현만의 구간으로는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바다와 산으로 나뉜 지역에서는 노선 전체의 연결성과 환승 구조가 수요를 좌우한다.

지역의 요구는 중요한 정책 자료지만 수요 예측과 같은 결과는 아니다. 관광객 증가와 기업 유치, 청년 정착 같은 효과는 역 위치와 운임, 운행 횟수, 개통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신칸센이 들어오면 모든 지역의 인구가 늘어난다는 보장도 없다. 큰 역으로 소비와 인구가 더 집중되는 이른바 빨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검토해야 한다. 기대와 위험을 같은 가정 아래에서 비교해야 한다.

착공까지 남은 여러 문턱

첫 번째 문턱은 조사 결과다. 국가는 수요와 노선, 역 규모의 여러 시나리오를 만들고 비용 대비 편익과 정책 효과를 검토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터널·교량의 기술 난도, 지진과 폭우 같은 재해 위험, 환경 영향도 초기 조건으로 반영될 수 있다. 결과가 긍정적이어도 바로 삽을 뜨는 것이 아니라 더 정밀한 조사를 거쳐야 한다.

두 번째는 정비계획과 국가 우선순위다. 일본에는 이미 공사 중이거나 개통 대기 중인 정비 신칸센 사업이 있고, 기본계획 노선도 여러 곳이다. 정부가 새 노선을 정비계획으로 올리려면 전국 철도망에서의 필요성과 다른 사업과의 순서를 판단해야 한다. 국회와 지방정부의 정치적 지지도 영향을 주지만 법정 절차와 재정 검토를 대신할 수는 없다.

세 번째는 재원 분담이다. 신칸센 건설에는 국가와 지방이 큰 비용을 나누고 철도사업자가 운영을 맡는 구조가 사용돼 왔다. 지방정부는 역과 선로가 지나는 지역의 부담, 수혜 지역과 비용 부담 지역의 차이를 조정해야 한다. 물가와 건설 인건비가 오르면 초기 추정 사업비도 바뀐다. 유지관리와 장기 운영에 필요한 비용까지 계산하지 않으면 개통 뒤 부담이 남을 수 있다.

네 번째는 재래선 문제다. 신칸센 개통과 함께 기존 병행 재래선의 운영 주체가 바뀌거나 지방 부담이 늘어난 사례가 있다. 지역 주민에게는 대도시 간 이동시간보다 통학·통근 열차의 빈도와 운임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새 고속철도와 기존 노선을 별개로 보지 말고, 어느 구간을 누가 운영하며 환승과 운임을 어떻게 연결할지 함께 공개해야 한다.

한국 여행객에게 당장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이번 조사로 시코쿠나 규슈 여행 일정이 곧 바뀌지는 않는다. 개통 연도와 운행 구간이 없고 공사도 시작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마쓰야마·다카마쓰·오이타·미야자키를 찾는 여행객은 현재 항공편과 재래선, 고속버스, 선박을 기준으로 계획해야 한다. 가상의 신칸센 소요시간이나 역 위치를 확정 정보처럼 소개하는 여행 상품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다만 조사가 보여 주는 이동 문제는 현실적이다. 시코쿠와 규슈 동부는 대도시권과 비교해 철도 이동에 환승과 긴 시간이 필요하고, 재해로 한 노선이 막힐 때 대체 경로가 제한적이다. 국가가 수요뿐 아니라 재난 때의 네트워크 회복력과 공공서비스 접근성까지 어떤 방식으로 평가할지는 한국의 지역 교통정책에도 참고가 될 수 있다.

여행객이 장기적으로 볼 정보는 화려한 예상 노선도가 아니라 공식 조사 결과와 절차다. 국토교통성이 2027년 3월까지 어떤 대안을 비교했는지, 역 후보의 기준이 무엇인지, 총사업비와 이용객 전망의 범위를 공개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지방정부가 제시하는 시간 단축 효과도 출발지와 환승 시간을 포함했는지 살펴야 한다.

다음 단계는 2027년 조사 결과다

공모가 마감되면 국토교통성은 제안서를 평가해 용역 수행자를 정한다. 수행자는 정해진 기간 동안 수요 자료와 지형·교통 조건을 분석하고 여러 사례안을 제시할 전망이다. 조사 보고서가 어느 수준까지 공개될지, 두 노선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지, 지역별 설명회를 열지는 앞으로 확인할 사항이다.

결과를 볼 때는 하나의 편익 수치보다 가정의 범위를 먼저 봐야 한다. 인구가 예상보다 빠르게 줄거나 건설비가 오르고 운임이 높아지면 경제성은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항공·도로 혼잡과 재해 대체축의 가치, 관광 수요를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낙관·기준·보수 시나리오를 함께 공개해야 판단이 가능하다.

시코쿠 신칸센과 동규슈 신칸센이 반세기 만에 구체적 국가 조사의 대상이 된 것은 분명한 변화다. 그러나 현재의 정확한 표현은 “첫 사례 조사가 시작된다”이지 “건설이 결정됐다”가 아니다. 독자가 다음에 확인할 것은 2027년 3월까지 나올 수요·역·노선안의 근거, 정비계획 격상 여부, 재래선과 재원의 처리 방식이다. 그 세 가지가 제시돼야 노선도의 선이 실제 교통정책으로 이어질지 판단할 수 있다.

시코쿠·동규슈 신칸센의 사례 조사, 정비계획 판단, 착공 전 남은 절차를 나눈 흐름

출처 및 참고자료

  1. 일본 국토교통성·2026년도 간선철도망 조사 자료
  2. 일본 국토교통성·신칸센 철도 정비 현황
  3. 오이타현·동규슈 신칸센 조기 실현 요청
  4. 미야자키현·동규슈 신칸센 정비계획 격상 활동
  5. 에히메현·시코쿠 신칸센 정책 요청
  6. 도쿠시마현·시코쿠 신칸센 정책 요청
  7. 가가와현 — 8월 7일 시코쿠 신칸센 사례 조사 발표
  8. 미야자키현 — 8월 7일 히가시큐슈 신칸센 사례 조사 발표
  9. 정부조달포털 — 시코쿠 사례 조사 공고·제출 기한
  10. 정부조달포털 — 히가시큐슈 사례 조사 공고·제출 기한